수행을 오래하면 신통력이 생긴다.
신통력을 과시하면 사람들이 몰려든다.
과거 많은 신흥 종교들이 그렇게 성장했다.

없는 신통도 만들어내던 혼란스러운 시대. 소태산 대종사의 선택은 달랐다.
'세상이 신통만 숭상하면 사회가 무너질 것이니, 도덕 없는 신통은 악용의 소지만 낳을 것이다.(수행품 42)'
신통을 나타내는 것을 크게 경계했고, 신통을 기대하고 찾아왔다가 실망한 사람들이 떠나는 일도 있었다.

종교의 성장은 포교활동 양에 비례한다.
원불교 역시 불법을 세상에 전하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홍보는 일정 선을 넘지 않았고, 언제나 실천이 최우선이었다.
전국 300개가 넘는 복지시설들과 유치원, 중고등학교와 대안학교까지...
사람들은 대부분 이게 원불교에서 세운 것인지조차도 알지 못한다.

사람들은 화려하고 돈 있는 곳에 몰린다.
그러나 교무님 연봉은 모든 직업 통틀어 최저
교당들 역시 화려함과는 백만광년 떨어져있다.
가끔, 큰 교회나 성당이 부러울 때도 있다.

교당 좀 삐까뻔쩍하게 지으면 안돼요? 교무님들은 맨날 그런 옷만 입어요?
원불교교당 어디 있는지 찾기도 어려워요. 원불교 사람들은 왜 이렇게 티를 안내요?
맨날 양보만 하니까 그렇죠... 호구에요?
기도보다 내가 마음을 잘 써야 잘 산다고요? 그렇게 말하면 종교 믿으러 누가 와요.

정도를 걷는 것은 지루하고 답답하다.
때로 쉬운 길을 눈 앞에 두고도 돌아간다. 그런데...

백년이 지난 지금,
신통과 화려함을 내세운 신흥종교들은 대부분 자취를 감추거나 사이비로 변질되었고,
살아남은 것은 오히려 당시에 존재감조차 미미하던 원불교뿐이다.
'원불교 사람들은 합리적이고 신망이 있다. 그리고 종교 전체로도 우리 사회에 소리없이 많은 봉사와 기여를 하고 있어서 굉장히 믿음이 간다. (故 노무현 대통령)'

원불교는 과거에도 현재도 작은 종교다.
그러나 거꾸로 달려온 지난 100년의 행보는, 입소문을 타고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오늘날 국내 4대종교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사회를 통합하는데 원불교만큼 열심인 종교는 없다고 생각한다. 종교간의 접착제 역할과 소통의 창구 역할로 늘 그렇게 소중한 존재로 남아주길 바란다. (손석희)'

좋은 그릇은 빚는 데 오래 걸린다.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하고, 모두가 높은 곳만 바라보고 달려가는 지금,
원불교는 이 순간에도 꿋꿋하게 빚어지고 있다.

출처: 원불교는 치킨 먹어도 됨. (https://www.facebook.com/Wonintro/)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19 12:2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