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댓글 7
BEST
익명
2017-09-20 01:34:04
2/ 스포츠 판에는 어느 정도 제로썸 게임이 존재해서 야구팬 축구팬 농구팬 다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요
여러 스포츠 두루두루 팬질을 해도 경기장에 찾아가고 현질을 하고 선수단을 거의 다 외우고 하는 광팬을 자처하면서 에너지를 쏟아붓는건 우리나라 인구풀에서는 많아야 하나 정도에 불과합니다.
근데 그런 팬들이 실질적으로 구단 수익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고 선순환을 만들어내는 팬들이라 스포츠판은 기를 쓰고 그런 팬들을 잡으려고 애를 쓰죠.
미국은 NFL NBA MLB 3강 구도에서 최근 MLS 축구가 치고 올라오고 있어서 MLB가 젊은 팬층 이탈우려로 전통적인 룰도 개정하는 등 다방면으로 애쓰고 있죠. 어떤 스포츠판의 성장이나 몰락이 다른 스포츠판에 미치는 영향이 어마어마해요.
결정적으로 저 땐 야구판이 몰락했었어요.
박찬호 MLB 성공 이후에 유망주들 줄이은 한국 탈출 러쉬와 선동렬 일본진출 필두로 한국 국대급 투수진들 줄이은 일본진출로 스타플레이어 부재에 월컵으로 야구판이 확실히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바닥을 찍었어요.
반면 축구판은 얼굴반반하게 생긴 젊은 스타플레이어들이 넘쳤고 야구처럼 LG, 롯데 기업이름을 내세우는게 아니라 서울 수원 지역이름을 내세우면서 확실한 연고지 정착에도 성공했고 지역라이벌 구도도 만들어냈어요. 특히 저 시절은 지역감정이나 라이벌 감정이 심해서 그런게 더 잘먹혔죠.
축구판 몰락은 역설적이게도 02년 부흥 이후로 시작됩니다. 월컵 인기로 리그가 잠깐 더 커졌지만 시민구단 창설하겠다고 나서는 지역들이 속출하고 월드컵 이후로 축구판에 유입되는 자본이 훨씬 더 커지면서 03,04,06년 거의 매년 새 팀을 창단시켜 리그에 받아들입니다. 팀은 자꾸 생겨나는데 반대로 월컵으로 스타가 된 선수들은 월컵 이후 바로 해외로 가거나 1-2년 후에 해외탈출 러쉬를 하면서 야구몰락의 전철을 밟게 됩니다. 미국, 일본 야구판의 맛을 본 팬들이 등을 돌렸듯이 유럽축구판 맛을 본 축팬들도 k리그에 등을 돌렸죠.
축구나 야구나 시즌이 끝나도 오프시즌 내내 온갖 가쉽들과 스토리라인, 이적설 짜내면서 팬층을 붙들고 있어야 하는데 리그 차원에서 그런 마케팅 능력이 전무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야구나 축구는 한번 몰락하면 돌이키기가 굉장히 힘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이대호 시애틀 갔을때 시애틀 지역방송과 신문에서 할머니와 자랐던 일생에 대해 굉장히 집요하게 언급하면서 스토리라인을 계속 만들어내려고 노력을 하죠. 그런건 구단 차원에서 마케팅을 하는건데 우리나란 외국선수가 뭘 잘하면 잘한다 끝
그 선수가 뭘 했고 어떻게 자랐고 구단이 그런걸 왜 언론에 뿌리고 스토리 뻠핑하고 왜 그런걸 해야하는지에 대한 인식이 없음
지금은 야구가 잘 나가니까 구단들이 그딴식으로 해도 별 문제가 안되지만 십수년 이후에 몰락하고 나면 또 뒤늦은 원인찾기 한답시고 기사들 쏟아내겠죠
야밤에 쓰니까 댓글이 쓸데없이 길어졌네요
아무튼 한국 스포츠판은 상대의 몰락에 의존하는 경향이 굉장히 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야구판의 몰락이 축구판을 더 키웠고 지금 축구판의 대몰락은 야구판의 입지 공고화에 지대한 기여를 했다고 생각해요.
물론 지금 야구판도 안도하다가 한 방에 훅 갈 수도 있어요
과하게 팀 숫자 늘려놔서 타고투저는 진정될 기미도 안보이고 리그 타자 기록들 자체가 거의 무의미해지는 수준에 왔는데 선후배 동아리놀이하고 팬들은 이해 못하는 너덜식 불문율 고집하면 그런게 나중에 리그 다 몰락하고 나면 원인으로 꼽히겠죠
근데 축구판이 워낙 병맛집합소라 야구판 인기가 쉽게 식을 것 같지는 않네요 :
작성자에게 경고나 강등(이용정지) 처분이 필요한가요? 매일 무작위로 선정되는 고파스 배심원들에게 판결을 맡깁니다.
(주의) 신고 내용에 욕설,폭언 등 불필요한 글을 쓰시면
[]님이 강등됩니다.
사유만 간단히, 감정을 배제하고 써주세요.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