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고대 제47대 총학생회 선거 선본별 공약분석

우리학교 제47대 총학생회 선거 유세가 한창이다. 교정 곳곳에서 빨간색과 노란색선본 옷을 입고 추위에 떨며 리플렛을 나눠주고 율동을 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하지만 리플렛은버려지기 일쑤고, 율동은 잠깐 시선을 끌 뿐이다. 이번 집중취재를 통해 이번에 출마한 선본의 특징적인 공약들을 살펴보려고 한다. 크게 등록금 정책, 교육권 관련 정책과 복지정책들을 살펴보자.

두 선본 후보 소개

이번 총학생회 선거에는 중선관위에서 지정한 기호 순으로 ‘WE CAN,’ ‘고대공감대’ 총 2개 선본이 출마했다. 총 세 개의 선본이 출마했던 작년과는 달리 양자 대결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2만 학우의 힘을 모을 수 있는 학생회, WE CAN

이샛별(수학11) 정후보는 올해 이과대학 학생회장으로 활동했다. 2012년부터 학생회 활동을 꾸준히 해온 이샛별 정후보는 올해 활발히 사회참여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일본군 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평화나비 서포터즈’ 단장, 이과대 5.18 광주 역사 기행단 단장을 맡는 동시에 이공계 실험환경 개선을 위한 ‘이실직고 프로젝트’를 펼쳤다. 한 개당 100만원 상당인 화학 실험 저울이 전면 교체된 점을 두드러지는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김형남(정치외교09) 부후보는 작년 제46대 총학생회 선거 때 <실천가능>선본의 정후보로 출마했다. 김형남 부후보는 2012년 정경대 학생회장을 맡은 뒤로 대형 강의문제 해결을 위한 교육권리찾기 운동, 40억 장학금 환수를 위한 서명운동을 펼쳤다. 학생회에서 활동하지 않은 올해는 입학금 문제 해결을 위한 ‘고함’실천단장과 ‘민족고대 시국회의’ 집행위원장을맡은 바 있다.

두 후보의 다양한 사회참여활동들은 선본의 주요공약에 반영됐다. 실제로 ‘2만의 힘을 모을 수 있는 총학생회‘를 표방하며 시간강사 문제해결, 사회문제에 관련해 학우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발로 뛰는 학생회, 고대공감대

<고대공감대>는 2007, 2008년에 이어서 2012년, 2013년도 총학생회장단을 역임했고 2014년, 또 한 번의 연임을 노리고 있다. ‘발로 뛰는 학생회’라는 슬로건을 앞세운 <고대공감대> 선본의 정후보와 부후보는 모두 과거 고대공감대에서 집행부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실제로 <고대공감대> 선본의공약들이 상당 부분 전대 총학생회장단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최종운(기계공학11) 정후보는 작년 45대 총학생회에서 중앙집행국원으로 활동하며 대동제와 고연전 등의 행사를 준비 및 홍보를 맡은 바 있다. 그리고 올해 공대 학생회인 <공대공감대> 부학생회장 직을맡아 새터와 같은 크고 작은 행사들을 기획하고 전자계산기 공동구매 사업 등을 진행했다.

이나영(국제10) 부후보는 2010년과 2011년에 국제학부 학생회에서 활동하며 국제학부 커리큘럼 개선, 국제관컴퓨터 교체 사업 등을 펼쳤다. 올해는 제46대 총학생회에서 교육복지국장직을 맡아 자생관 남자휴게실 신설, 안암골 택리지 제작, 셔틀버스노선 변경, 대학평의원회 서명 운동, 학과 구조조정 반대등의 교육과 관련한 활동을 펼쳤다.

등록금 정책, 학교와 합의 이끌어내기 위한 소통의 창구가포인트

불필요한 예산 편성 비판, 학교 재정구조 파악에 중심

<고대공감대>, 두 선본 모두 학교가 불필요한 예산을 편성한 댓가를 학생들이 비싼 등록금으로 치루고 있다는 점을 비판한다. 또한 내년부터 등록금심의위원회에 참가하는 학생 대표자들에게 예결산 의결권이 생긴다는 점을 강조하며 학교의 재정구조를 구체적으로 파악해 비정상적인 재정구조를 정상화하는데 힘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입학금이 근거 없이 걷히고 있다는 점에서도 동의하고 있다. 두 선본은 비교적 공통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WE CAN, “비상학생총회와 법적 교섭단체를 통한 적극적인 요구하겠다”

선본은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학생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3월 말에 2000명이 모이는 비상학생총회를 열겠다고 했다. 또 학생회의 법적 교섭단체 지위 보장을 정치권에 요구해 학생회가 노동조합처럼법에 따라 교섭권을 가지고 학교와 소통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의결권이 없는 대학평의원회의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이다. 정치권에 요구해서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다.

고대공감대, “대학평의원회 개설하기 위한 노력 계속 이어나가겠다”

<고대공감대>는 대학평의원회을개설하고 타 대학 총학생회와 연대하겠다는 방안dl다. 하지만 올해 총학생회가 꾸준히 기자회견 등을 통해 요구한 대학평의원회 개설이 내년에는 관철될지는 미지수이다. 상인회 장학금을 신설하겠다는 공약은 상대선본과 차별화 된 점이라고 볼 수 있다.

학교가 학생들의 요구 기자회견을 묵살하는 경우가 많아 두 선본 모두 학교의 일방적인 학사 행정을 견제할 수 있는 소통기구 도입을 어떤 식으로 이루어낼지가 관전 포인트다.

교육권 관련, 정책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모색 필요

고대공감대, ‘대학평가거부운동’에 따른 영어강의 조절과 전임교원 축소반대

<고대공감대>선본 공약 중 주목할 만한 교육권관련 정책으로는 ‘대학평가거부운동’이있다. 대학평가가 너무 중요시됨에 따라 학교가 많은 수의 영어강의 확충, 평가에 불리한 전공들의 학과통폐합과 시간강사 해임을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전임교원 축소 반대 운동과 영어강의 조절을 해내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들이 어떻게 실현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을 뿐더러, 대학평가 거부가 한국 사회의 상황을 현실적으로 고려했을 때 가능한 일인지에 대한 설명은 찾아 볼 수 없다.

WE CAN, ‘수강신청업그레이드’와 ‘학생설계전공’

선본의 가장 특징적인 교육권 관련정책은 ‘수강신청업그레이드’와 ‘학생설계전공’이 있다. 관심 과목 등록 기간을 두 번으로 늘리겠다는 것인데, 1차 관심과목등록기간이 수요조사 기능을 하고 2차 관심과목등록 기간에 최종 관심과목을 등록해 수강신청을 하는 제도이다. 하지만 수강신청 업그레이드 제도는 인기강좌에 사람들이 많이 몰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학생설계전공’은 학생이 직접 자신의 전공을 설계해 듣는 것이다. 선본은 설계 전공 관련 시행 세칙 재정을 요구하고 그 후 특별팀을 꾸리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시간강사에게 핵심교양 개설권을 부여하는 등의 정책이 있다.

문화 복지, 비슷한 공약들이 많은 가운데 각 선본의 특색있는복지 정책 돋보여

이번에 출마한 두 선본의 복지 정책에 관련한 공약은 비슷한 부분이 많다. 그 중<고대공감대>와 선본의 공통된 공약으로 근로 장학생 제도 개선이 있다. 이는 휴학생이 아니면 근로 장학생 제도의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점에 중점을 둬 ‘시간제 근로 장학생 제도’를 내걸었다. <고대공감대>는 근로 장학생의 현재 시급인 5000원이 2014년 기준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것을 지적하며 5600원으로 시급을 인상해 줄 것을 학교에 요구하겠다고 했다.

WE CAN, 이공계의 환경개선에 힘쓰자

선본은 이샛별 정후보가 이공계출신인 만큼 이공계의 환경개선을 비교적 중점적인 공약으로 내세웠다. 등록금 차등책정 문제를 등록금 심의위원회요구안으로 제출, 공청회를 추진해 해결하고 한자 2급 졸업요건폐지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 밖에 전공교재도서관 설치를 내세운 바 있다.

고대공감대, 농구티켓 문제 해결

<고대공감대> 선본은 대동제와 고연전 기획경험을 살려 농구티켓 문제 해결을 하겠다는 복지 공약을 세웠다. 위조방지를 위해농구 티켓에 홀로그램 스티커를 부착하고, 티켓 할당량을 총학생회가 통합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홀로그램 스티커를 부착하는데 드는 가격 문제와, 응원단과의 협상이정책을 실현하는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요즘 청년들에게 닥친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 총학생회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상황이다. 우리의 대표자를 뽑는 일에 학우들이 더 관심을 가지길 바라본다. 이번 총학생회 선거는 모바일 투표가 가능하다고 한다. 이번 집중취재 시간에 살펴본 내용들이 학우들의 소중한 투표권 행사에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배기림 기자(kirimb@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