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투쟁 요구안 실현가능성 있나  
2012년 교육투쟁  
[1691호] 2012년 03월 18일 (일) 11:33:38 오은정 기자jung@kukey.com  

매년 1학기 캠퍼스에는 총학생회의 교육투쟁 선언이 이어진다. 교육투쟁은 총학생회, 단과대, 여러 학생단체들이 학생의 교육 권리를 찾기 위해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요구안을 학교 측에 제시해 관철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매년 비슷한 요구안과 실현 가능성이 적은 항목을 내세워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15일 45대 안암총학생회(회장=박종찬, 안암총학)는 2012년 교육투쟁 선포대회를 열고 8가지 요구안을 내세웠다. 고대신문이 ‘2012년 교육투쟁’ 요구안을 살펴봤다.

등록금 11% 추가인하
안암총학은 2011년 11월 감사원이 전국 35개 대학 최근 5년간 예·결산 내역 감사결과에서 대학들이 등록금을 12.7% 인하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을 근거로 작년 등록금 대비 11%인하를 요구했다. 김보수 교육국장은 “11%라는 수치는 요구안이다”이라며 “정확한 인하율은 협상을 통해 맞춰가야 한다”고 말했다.

영강 의무화 폐지 및 영강 내실화
암총학은 과목 특성상에 맞지 않는 영강, 학생의 낮은 이해도, 교수의 강의 진행능력 등을 영강 의무화의 문제점으로 제기하고 학과별 자율 영강 의무화 폐지를 요구했다. 영강 의무화 폐지 요구는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42대 안암총학생회는 경영대에서 시행되고 있는 것처럼 한국어강의와 영어강의를 동시에 개설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또한 44대 안암총학생회도 교육투쟁 안건으로 영강의 강제적 의무화 폐지를 주장해 학교 측으로부터 영강 자율화 적극 추진(국강/영강의 교수재량권 인정)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실질적인 변화를 이뤄내진 못했다.

핵심교양 확충 및 핵심교양 영역 선택권 자율화
안암총학은 핵심교양 과목수를 증설할 것과 핵심교양 인정과목을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핵심교양 과목 수 증설은 안암총학의 공약이기도 하다. 지난 43대 안암총학생회에서도 공약을 내걸었고, 교양교육원과의 면담을 통해 여러 번 시도했지만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교양교육원 직원 박인배 씨는 “개설돼 있는 핵심교양 과목 수는 많지만 전임교원만 핵심교양을 가르치는 원칙을 지키려다 보니 한계가 있다”며 “교수님들의 참여를 유도하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 교수님들도 최대한 핵심교양 수업을 담당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안암총학은 단과대 별로 제한된 핵심교양영역 선택권 확대를 요구하고, 핵심교양문제는 단과대 중심으로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자 기숙사비 인하와 월 45식 의무식 철폐
안암총학은 안암학사 프론티어관 기숙사비 최소 3만 7700원 인하와 45식 의무제도 철폐를 요구했다. 안암총학은 기숙사 공사 당시 학교 측에서 교비를 제공했지만 실시협약이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프론티어관은 민간사업체가 직접 자본을 투자해 건물을 지어 학교에 기부채납하고 10~20년 정도의 운영권을 보장 받는 BTO(Build-Transfer-Operate)방식으로 지어졌다. 프론티어관 신설로 안암학사는 수용인원을 기존의 2배 가까이 늘렸지만 비싼 기숙사비에 문제가 제기돼 왔다.안암학사는 45식 의무제도를 폐지할 경우 식사의 질과 가격을 보장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안암학사 직원 최은희 씨는 “월 45식 의무제를 철폐하고 식사 질을 기존처럼 유지하려면 한 끼 가격이 5000 원 이상으로 책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안암총학은 본교와 연세대가 같은 외부업체와 계약하고 있지만 연세대는 1학기 75식 의무제인 것에 비해 불합리하다고 밝혔다.

학생참여는 어떻게 이끌어낼까
안암총학은 29일 교육투쟁 총궐기를 앞두고 있다. 교육투쟁 요구안을 학교 측에 전달하고 동시에 학생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다. 44대 안암총학생회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교육투쟁을 추진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지만 학생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안암총학은 단과대별로 서명운동을 시행하고 교육투쟁 요구안을 웹자보와 대자보로 제작해 학생들에게 홍보할 계획이다. 김보수 교육국장은 “교육투쟁은 총학 혼자가 아니라 각 단과대, 공간대책협의회, 다함께, 행진 등 학생 모두가 함께 이뤄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