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 강의실 변경을 공지하지 않아 교수님과 학우들에게 혼란을 빚어서 죄송합니다."

지난 3월 15일 교양과목 '결혼과 가족의 이해' 수업시간에 교양교육원 학사지원부 관계자가 찾아와 수강생들에게 직접 사과하는 일이 있었다. 기존 강의 계획서에는 강의실이 교육관으로 기재되어 있었지만 정정이 끝난 첫 수업 시간에 사전 공지 없이 교양관으로 바뀌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강의실을 제대로 찾지 못해 수업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몇 십 분을 헤매다 지각한 학우들도 더러 있었다. 이처럼 올해 수강 신청이 끝나고 강의실은 물론이고 담당 교수와 수업 시간대가 바뀌는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사범대의 경우 사범대 학우들이 필수로 들어야 하는 교직 과목들 중에서도 변동이 생겨 불만이 제기됐다. 교육심리(화7·8 김경연 교수) 과목은 담당 교수가 갑자기 바뀌었고 특수교육학개론(월3·4 석순화 교수) 과목의 경우 강의실이 교육관에서 사대신관으로 바뀌어 혼선을 빚었다.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강의실의 경우 문제가 덜하지만 이동거리가 먼 강의실로 변경된 학우들은 더 난감할 수밖에 없다. 핵심 교양 ‘법과 인권(화·목 6, 김선택 교수)’과목의 경우 강의실이 교양관에서 교육관으로 변경돼 일부 학우들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다. ‘법과 인권’을 수강하고 있는 윤상원(지구환경과학, 11) 학우는 “이학관에서 이전 수업을 듣고 교양관에서 수업을 들을 생각이었는데 강의실이 교육관으로 바뀌는 바람에 이동하는 데에 큰 불편을 겪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사범대 학사지원부 이희정 씨는 “해당 교수의 임용 문제라든가, 교수의 급한 상황 때문에 불가피하게 교수가 바뀌기도 하고, 강의실은 정정 후 해당 강의의 인원에 맞추기 위해 변경한 것”이라고 답했다.

치열한 ‘수강 신청 전쟁’을 뚫고 들어간 수업에서 교수 또는 강의실, 심지어 시간대가 갑자기 바뀌는 바람에 듣고 싶었던 수업을 듣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다. 수강 정정 기간이 모두 지난 후에 바뀌어 추가로 정정할 기회를 얻지도 못하고 해당 과목을 ‘드롭’해야 하는 학우들도 있다. 과목을 ‘드롭’하는 경우에 받게 되는 학칙 상의 불이익도 고스란히 학우의 몫으로 돌아온다. 가장 중요한 교육의 주체인 학우들은 고려되지 않고 학사 행정의 문제로 명백한 ‘교육의 권리’가 침해당하는 것은 아닐까. 학우들의 ‘편의’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당연한 ‘권리’는 보장받을 수 있는 수강 제도가 조속히 자리 잡길 바란다.

작성자 변정연 bjy3370@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