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동아리연합회 회장 임용수라고 합니다. 본의 아니게 요새 여기저기서 제 이름을 보시게 될 일들이 많으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회 대표자의 한 사람으로 좋은 사업과 칭찬들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리 좋지 않은 일로 여러분들을 찾아뵙게 되어서 죄송할 따름입니다. 처음에 생각한 것과 달리 일이 일파만파 커져서 동아리연합회 모람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것 같아 이제는 자중하고 동아리 분과장, 회장 여러분과 상의하여 일을 진행할 생각이었으나, 다시 한번 이렇게 공개적으로 글을 쓰게 되어서 먼저 사과부터 드리겠습니다.

방금 전, 저는 과거 동아리연합회 회장을 지냈던 선배님께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 내용인 즉슨, 지금 역대 동아리연합회장들에게 "임용수라는 반 운동권 회장"이 있으며, "수배자를 탄압하면서 쫓아내려"고 한다. 이에 대해서 대자보를 붙이려고 하는데 "역대 동아리연합회장들이 연서를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전화가 돌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졸업 한지 꽤 된 선배가 이 전화를 받고 당황해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거냐고 저에게 연락을 주신 겁니다.

일단 운동권/비운동권 구분 없이 학생회 활동에 임하려고 했던 제가 '반권'이라는 욕을 듣고 있다는 것 자체도 황당한 일이었고, 무엇보다도 (누가 전화를 돌리고 있는지 공개적으로 밝히진 않겠습니다만) 학교를 떠난지 한참 된 선배님들에게 전화를 돌리면서까지 저를 공격하는 대자보를 붙이려고 하는 것도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1년 동안 개인적으로 접촉하여 해결하려했던 정태호씨의 학생회관 공간 사용 문제가 도저히 풀리지 않아 공개적으로 요청을 하면 더 이상 피하지 않고 먼저 협의를 해오겠거니, 싶어서 학생회관에 공고문을 한 장 붙였을 뿐인데, 갑자기 총학생회장 명의부터 학생회, 동아리 명의의 대자보가 전 학교를 뒤덮었던 것부터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는데, 이번에는 갑자기 누군가가 선배들의 이름까지 빌려 저를 비판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에 대해 도저히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운동권도, 반 운동권도 아니며, 단지 2006년도부터 지금까지 계속 학생회에 발을 걸치면서 어떻게 하면 좋은 학생회를 만들어볼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고 노력했던 사람입니다. 물론 제가 실력이 부족하여 맡은 책임에 비하여 제대로 하지 못했던 일들이 있을 수 있고, 그에 대한 비판은 달게 받아들이고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에게 '반권'이라느니 '수배자를 탄압한다'라느니 말도 안되는 혐의를 씌워서 공격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도저히 참을 수 없습니다.

제가 딱히 어떤 정치적 신념을 가지고 활동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사회적 불의에 대해서 분노하고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실천하려고 나름대로 노력하면서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올 해 동아리연합회 운영에 있어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왔다고 생각합니다. 28대 동아리연합회는 올 한 해 동안 홍익대 청소 노동자 문제, 고려대 미화 노동자 파업, 서울대 법인화 문제, 홍대 앞 상가 세입자 강제 철거, 명동 상가 세입자 강제 철거 문제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는 못했더라도 후원 물품을 전달하고 지지의 메시지를 전달해왔습니다. 특히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집행부들에 대해서는 최대한의 편의를 봐주기도 했습니다. 제 자신이 흔히 말하는 운동권은 아니지만, 그러한 뜻을 가지고 활동하는 모든 이들을 응원해왔습니다. 저를 알고 있는 이들이라면 이를 모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저에게 '반권'이고 '수배자를 탄압'한다는 오명을 씌운다면, 그것은 개인적으로 참기 힘든 모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동아리연합회 운영위원회 내에서는 문제가 된 공간에 대해서 1) 정태호씨에게 '동아리연합회 소속 공간'임을 공식적으로 답변 받고, 2) 고려대 학생행진의 제안처럼 수배자 방의 유지에 대해서는 동아리연합회 대표자 회의를 통해 공식적인 채널로 논의한 후 총학생회 등과 이에 대해 협의하자고 이야기를 마친 상황입니다. 저는 계속해서 정태호씨의 답변을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학생회관 공간에 대한 문제를 논점 일탈시키고, 하나의 스캔들로 확대시키려는 여론몰이가 없기를 바랍니다.